치유의 글쓰기 – 세퍼드 코미나스

인물 스케치를 배운지 벌써 반년이 다되어 간다. 단순하게 반복되는 리듬을 깨어보고자 시작한 취미생활이 어느새 나의 삶의 깊숙한 곳에 들어왔다. 한 사람을 제대로 그리는 데는 약 10시간 정도 걸리지만, 뭐랄까 조금씩 실력이 향상되는 느낌을 받는다. 현실에 순응해서 다람쥐 쳇바퀴를 돌았으면 맛보지 못했을 달콤함이다.

글쓰기도 이런 게 아닐까. 조금씩 자기를 알아가는 느낌, 자신이 쓴 글에 스스로 치유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면 글쓰기에 빠져들어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정신없이 쓰게 될 것이다. 난 이 책의 서문을 읽으면서 치유의 글쓰기를 동시에 시작했다. 새벽 5시 10분에 일어나 졸리는 눈꺼풀을 비벼가며 무작정 쓰기 시작했다. 20분만 쓰려고 했는데, 어느새 시계는 6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오래전 아팠던 기억에서부터 시작해서 어제 직장에서 일어났던 소소한 것들까지 나의 감정을 실어 적었다. 신기했다. 무료한 일상에 이렇게 적을게 많다는 게…

철저하게 자신만을 글쓰기를 해야 한다. 타인을 의식하는 순간 가식이 비집고 들어오고 진실은 사라진다. 글에 몰입할 수 없거니와 치유와는 거리가 멀게 된다. 하루 20분씩 최소한 90일간 지속적으로 수행하라. 시간으로 따지면 1,800분, 30시간이다. 절대 만만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과하지도 않는다. 몇십 년간 치유하지 못했던 자신을 90일간의 트레이닝으로 그 발판을 잡을 수 있다면 해볼 만하지 않겠는가.

글쓰기의 시작은 온라인이나 워드 프로세스 같은 편집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 반드시 노트를 이용해야 한다. 왜냐면, 이것은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포스트를 하나 올릴 때 드는 시간과 노력은 상당하다. 문법적인 오류부터, 글의 흐름, 논리, 교정을 손보다 보면 집중력과 흥미가 떨어진다. 자기가 쓴 글을 다시 읽어보지 말고 앞만 보고 써야 한다. 문법이 틀려도 문장이 이상해도 막 써내려가야 한다. 물론, 처음엔 개떡같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정제가 되고 진정한 치유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치유의 방법은 단순할수록 좋다. 새벽에 일어나 무작정 책상으로 걸어가서 졸리는 눈을 비비며 노트를 펼치면 된다. 무엇을 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아직 타인을 의식하고 있다는 증거다. 자신만의 글을 쓰고자 한다면 시시콜콜한 감정부터 오래전 아프거나 즐거웠던 기억들까지 하나 둘 떠올라 주체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런 기분 느껴보고 싶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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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houghts on “치유의 글쓰기 – 세퍼드 코미나스

  1. hangozip 2012/02/09 (1:48 오후) Reply

    오랜 기간 일기를 썼다.
    그 일기들은 창고 깊숙이 숨겨져 있지만 내가 일기장을 펼칠때 일기들은 살아 숨쉬며 나에게로 온다. 초등학교 일기를 보고 있으면 누군지도 기억이 안나는 아이와 놀고 있는 내가 있고 사소하지만 재미있어하는 나를 볼 수 있다.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까지 아무렇게나 쓰고 낙서하고 이것저것 붙이고 그랬다. 나이 30이 넘어가면서 메모습관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삭막해지고 바쁘다는 핑계로 일기도 쓰지 못했다.
    비밀이 많아져서일까? 일기 쓰기가 두려워져서일까?

    나의 역사를 내가 기록하지 않는다면 내가 없는 지구에는 아무도 나를 기억해주지 않겠지. 한 줄이라도 일기를 써야겠다. 나를 치유하기위해서, 또 나를 기록하기 위해서……

  2. jandbond 2012/02/10 (12:09 오후) Reply

    오늘부터 다시 시작해봐. 해야하는 건데 귀찮아서 미루게 되는 것들이 삶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너, 마라톤 좋아하잖아. 인생은 진짜 장거리 마라톤 같은가봐. 100m 달리듯 했다가는 인생 낙오자가 되고 말거야. 처음엔 어리버리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면 분명 좋은 결과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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